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몇몇 슈퍼 히어로의 팬인데, 그 중에서 배트맨은 어릴 적부터 깊은 인상으로 세겨진 독특한 영웅이었다. DC 코믹스에서 나온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인공의 어두움이 마블 코믹스와 맞먹는 분위기로 다가와서 마음에 드는데, 사실 코믹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나로서 이런 인상을 갖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큰 역할을 했다. 팀 버튼의 배트맨과 The Batman - TAS를 비롯한 일련의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애니 등을 보면서, 일반 사람들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영웅, 잔뜩 그늘진 영웅이 나름 좋았다.
하지만, 배트맨의 매력은 주인공 뿐이 아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악역 하나 하나가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가득찬 자들이다. 다른 어떤 코믹스에서도 볼 수 없는 복잡한 사연을 안고 있으며, 온갖 기이한 수법으로 배트맨과 고담시를 괴롭히는 악역들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난 변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암튼, 올해 맞춰 개봉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두번째 배트맨 영화인 '다크 나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한다. 사실 팀 버튼의 영화보다도 더 코믹스에 근접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놀란의 배트맨은 평소 좋아했던 악역 중 하나였던 스케어크로우를 힘있게 그리고 있지 않은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일까, 내 마음에도 충분히 만족한 영화였다. 그런데 그 두번째 편에는 코믹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역이 등장한다고 하니...
바로 조커다! 이미 조커가 등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이를 실현화 시킬 배우가 누구인가가 굉장히 관심거리였다. 버튼의 배트맨에서도 진작 조커가 등장했는데, 그 때 조커 역을 맡았던 배우는 잭 니콜슨으로 조금 땅딸막한 외관만 제외하고는 거의 완벽한 연기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뭐, 지금은 다 알고 있듯이 놀란의 배트맨에서는 얼마 전 이 영화를 유작으로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가 조커 역을 맡았다.
전혀 이전 영화에서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광기어린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현재 공개된 예고편만 봐도 충분히 기대할만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현재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리저리 날뛰는 조커는 일종의 떡밥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더욱 영화의 중심이 될 이야기의 주인공은 Two Face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정의를 위해 노력하지만 성격에 결점이 있는 브루스 웨인의 친구인 하비 덴트가 범죄조직의 두목 살 마로니에 의해서 얼굴에 산을 뒤집어 쓰고 탄생한 투 페이스는 조커와 배트맨의 관계보다도 더욱 애증관계로 얽혀 있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친구이면서도 적으로서 배트맨과 상대해야 하는 그의 이중적 모습은 상당히 드라마틱한 캐릭터이다. 그런데, 피터슨은 이렇게 입체적인 악역을 말로만 이중성을 떠드는 단순한 미치광이로만 그려놓고 있다. 토미 리 존스의 연기력이 아까워 항상 불만이었는데... 결국 놀란이 이를 만회해 주려는가보다. 이 역할을 맡은 배우는 아론 에크하트로 바로 이 사람.
저 잘생긴 얼굴의 반쪽이 완전히 일그러진다...
이뿐만 아니라 전편에 등장했던 스케어크로우가 다시 등장한다는 소식도 있다. 그럼 그렇지, 나름 공포의 전문가가 다른 조직의 하청을 받아서 움직일 작은 악당으로 나올 수는 없지. 나름 배트맨에게도 힘든 악당이 말이야.
이런 소식들을 들으니, 이번 다크 나이트가 안기다려질 수 없는 상황!! 혹시라도 말이다, 조커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빨리 버리기 바란다. 나 역시 조커의 팬이지만, 동시에 투 페이스의 팬으로서 조커의 비중이 적더라도 나는 괜찮으며, 투페이스의 비극이 얼마나 잘 그려질련지 기대해 보련다. 조커를 더 좋아하는 분들은 오히려 다음 편을 기다려 보시길. (근데, 히스 레저가 조커 역을 못하면 다음은 누가 할까? 개인적으로 조니 뎁을 기대해본다.)
@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조커의 일러스트인데, 오히려 무섭기까지 하다. (저작권법에 걸리려나???)
"Why so se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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