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고전에 관심이 많아져서 고전 읽기를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 시작으로 논어가 가장 좋겠다 싶더군요. 안그래도 논어를 추천책으로 많이 소개를 받았기도 했구요. 제자백가와 관련한 책도 함께 읽으면서 중국 철학으로 이어져 나가는 독서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었습니다.
제가 한자에 약한지라 원문을 읽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그래도 원문이 함께 실려 있는 해석본을 하나 구해보았습니다.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구절과, 새로운 공자의 가르침들을 읽으면서 느낀 소감은, 아직은 제가 이런 글을 깊이 있게 읽어낼만한 내공이 부족하구나 싶었습니다. 여기서 공자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따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더라구요. 3월까지 넘기지 않으려고 급하게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런 책을 한번만 읽고 끝낼 생각은 없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 들고 읽어봐야겠죠. 그러다 보면 공자의 발언 의미도 깨닫게 될터이고, 저 역시 그렇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공자가 그토록 강조하는 '仁' 이 무엇인지를 알고, 책 여기 저기서 강조하듯 '인'을 실천하기를 힘쓰면서 살아가기만 해도 이 세상은 많이 변할텐데 말이죠. 저 역시 더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원래 이 날은 고대하던 문명 프로젝트를 플레이 하기로 한 날이었죠. 하지만, 주최측이자 반드시 있어야 하셨던 분에게 급작스런 개인사정이 생겨서 부득이 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모임을 기다리고 계셨던 분들도 계셨을텐데, 지나고 보니 저도 문명 프로젝트를 플레이하지 못한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잡은 장소와 시간인데, 이 날을 그냥 보낼 수가 없으셨던 베켓님께서 모임을 밀고 나가신 결과, 5명이라는 적정한 인원이 용인에서 모였습니다. 문명 프로젝트는 하지 못하는 대신 적어도 작은 문명은 돌아갈 수 있겠다 싶어서 몇가지 챙겨갔는데, 여기서 선택받은 게임은 바로 'Die Macher' 였습니다.
1. Die Macher
이 게임도 정말 오랜만에 돌려보는군요. 규칙도 가물가물해서 설명이 부족하긴 했습니다. 중간에 잘못 플레이 할뻔도 했구요. 어쨌거나 초반의 2 라운드가 의석수가 비교적 높은 지역이 선거구로 나와서 초반경쟁이 치열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초기 배치에서 1-2 라운드에 중점적으로 포석이 깔리더군요. 역시나 이 와중에서도 의외의 플레이로 나가시는 로보님이셨습니다. 로보님은 의석수가 적어서 경쟁이 심하지 않은 3,4 라운드를 준비하셨습니다. 1라운드에서는 빨간색 SPD의 크리스탈님께서 한번 승리해 보겠다 하시다가, 녹색당의 수풀에돌님과 검은색 CDU의 베켓님의 연립에 밀려 패배하셨습니다. 이는 암울한 SPD 행보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첫번째로 치열한 접전지였던 2 라운드에서는 노란색 FDP의 로보님과 파란색 PDS의 제가 연립을 이루었죠. 1 라운드부터 연립을 부르짖으며, 전화를 안걸면 미디어 장악을 훼방놓겠다는 로보님의 협박(?)에 못이겨 강제 연립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연립에 또 다시 수풀에돌님과 베켓님이 다시 한번 손을 잡았죠. 2-2 연립 대결 속에 크리스탈님만 홀로 선거를 치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과는 사전 포석 작업에 앞선 저와 뒤를 잘 받쳐준 로보님의 승리였습니다.
42석의 1 라운드 지역을 시작으로 선거가 시작. 지금부터 정치는 진정 돈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3 라운드부터 6 라운드까지는 20석에서 약 30석 정도의 중간 의석수의 지역이 나왔지만, 저는 그래도 한 지역이라도 더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는 최저 의석수 20짜리 지역에서 괜한 힘을 쏟은 관계로 지쳐 허덕이고, 다른 분들, 특히 베켓님과 로보님은 연립을 활용해서 매 지역마다 선거에서 승리하는 내공을 보이셨습니다. 베켓님은 한술 더 뜨셔서 연립으로 승리한 후에도 혼자만 미디어 마커를 국가판에 올리는 신공을 보여주셨는데, 덕분에 크리스탈님과 로보님은 베켓님께 이용당한 입장이 되셨습니다.
연립으로 승리했음에도, 당당히 혼자서 미디어 마커를 올려 놓는 베켓님. 그날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크리스탈님은 부정하지 않은 당이라는 이미지로 많은 당을 확보해 가고 계셨지만, 당의 강령이 상당부분 국가 정책과 일치했던 로보님의 당원 유입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마지막 7 라운드가 의석수 54의, 이날의 대박 지역으로 결정이 나자마자 막판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저도 6 라운드에서 적당히 먹을만큼만 먹고, 7 라운드에 주력해 승리한 다음, 국가 정책을 유리한 상황으로 바꿔버리자는게 계획이었죠. 6 라운드는 베켓님의 로보님 이용해먹기 연립(?)으로 빼앗겼지만, 그래도 의석수는 다른 분들보다 많은 점수를 얻었고, 7 라운드에서도 선거 주도로 승리해 계획대로 국가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실수를 하고 말죠. 원래 바꾸려고 했던 정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저랑은 관계도 없는 정책을 바꿔놔서 20점이라는 점수를 그냥 날려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결과는...
마지막 7라운드의 승자는 누구??
꾸준하게 의석수 확보에 힘을 쓴 저는 의석수 합계에서는 제가 가장 높았지만, 연립을 잘 활용했던 베켓님이 선거 승리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안타깝게도 크리스탈님은 정당 확보에서도 로보님한테 밀리셨구요, 국가 정책을 올릴 수 없으셨던 수풀에돌님은 당과 국가 여론이 그닥 일치하지 않으셨던 탓에 불리한 결과를 얻으셨습니다. 정말 아쉽게도 1점차로 로보님한테 밀렸네요.
최종 점수.
베켓님께서 계속 선거 승리로 미디어 마커를 올리시는 걸 보고는 빈틈을 주면 안된다 생각했는데, 그 틈을 타서 로보님께서 비집고 들어오시며 1등을 하시는 저력! 이젠 다시는 알고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2. Saboteur 2
오리지날 게임에 직업카드 및 특수카드가 몇가지 추가된 2편을 합해 딜럭스 버전으로 출시된 게임입니다. 오리지날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글판인 탓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구입할지 결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직업으로 게임을 즐겼는데요, 저는 세번 모두 광부가 걸렸습니다. 운이 좋게 첫번째에는 저와 같은 팀의 드워프가 저 혼자 뿐이었기 때문에 많은 금을 확보할 수 있었죠. 시작은 좋았습니다. 문제는 두번째 라운드였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도대체 이분들 정체가 뭔지 알 수가 없더랍니다. 이번에도 전 광부라 열심히 굴을 파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방해가 들어오더니 나중엔 카드가 모두 떨어질 때까지 금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과를 보니 제대로 된 드워프는 저밖에 없었구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베켓님의 정체. 그렇게 저를 훼방놓길래 방해꾼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지질학자! 제가 빨리 길을 연결하면 크리스탈이 많이 나오지 않으니까 크리스탈이 많이 나올 때까지 지연시켰다고 하는데... 그러면 골고루 딴지를 거시지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구요! 어느 팀이 이겨도 상관없었던 에돌님에 진짜 방해꾼들까지... 완전 4대 1로 게임을 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 3 라운드까지 광부가 걸리고, 이젠 저 사람 정체는 꼭 확인하고 가야겠다며 확인한 베켓님의 정체! 저랑 같은 편이더군요. 순간적으로 찾아온 실망감... 은 뒤로 하고 그래도 같은 편이니 잘 협동해야겠다... 고 생각했는데... 이게 또 헷갈리더군요. 한장의 목적지 카드를 로보님과 베켓님이 보시고 금이다 아니다 다른 의견을 내시고, 거기다 또 같은 카드를 보셨던 크리스탈님이 금이 아니라다는 쪽으로 가시는 거였습니다. 저는 또 다른 카드를 보고서 금이 아님을 확인한 후 그렇다면 남은 카드가 금 카드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게 또 느낌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로보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금카드가 맞았는데, 베켓님께서 다른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가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네요. 그걸 계속 제게 눈치를 주셨는데 저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헷갈려 하고 있었네요. 더 재미있었던 것은 그 자리에 금이 있다고 말했던 로보님이 사실 방해꾼이었다는 겁니다. 두 분이 역할을 반대로 플레이하고 있네요. ㅋㅋ
결과를 보니 또 크리스탈님한테 1점차로 1등을 놓쳤습니다. 1점차.... ㅠㅠ
3. Fabula
짧게 마칠 수 있는 게임을 고르다 결정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입니다. 'Once Upon a Time'과 비슷하게 앞에 놓인 아이템 카드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배가 파손 되었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라고 하면, 앞에 있는 아이템 카드를 한장 선택해서 '저라면 이걸로 이렇게 하겠어요.' 라고 이야기를 만드는 거죠. 그럼 그 이야기를 듣고 평가를 받는 형식입니다..... 만, 처음에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터라 멤버들의 충만한(?) 상상력으로 순식간에 1장이 끝나버리고... 각자 선택한 캐릭터마다 독특한 이야기가 만들어져서 재미있었습니다.
전심의 캐릭터. 이 친구는 유령선과 만나서 주사위 게임을 하고, 파손된 상황에서도 수리를 선원들에게 맡기고 옆에서 카드 게임을 하면서 기다리는 여유만만한 게이머. 그래도 절대 마법이란 걸 쓰지 않음!
도둑처럼 보이는 크리스탈님의 캐릭터는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저 주머니에 없는 것이 없다. 유령을 퇴치하는 마법의 피리와 무한이 길어지는 마법의 채찍. 심지어는 절대 반지까지 가지고 다닌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시작에 늙은 선원이 준 보물 상자를 가장 잘 사용한 수풀에돌님의 캐릭터. 역시 마법책으로 배를 공중부양하고, 타운포탈을 사용하는데... 마법은 참 편리해!
로보님의 아낌 없이 주는 용가리. 처음에는 유령을 물리치기 위해서 자기의 깃털(?)을 뽑아주고, 유령선을 뺏기 위해 뼈를 내어준다. 다음에는 무얼 내어 줄지... 아, 애잔하다.
여기까지 즐긴 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귀가했습니다. 오랜만에 뵌 분들과 함께 게임을 하니 즐거웠습니다. 역시 게임은 하면 불이 붙네요. 올해 안에는 꼭 문명 프로젝트를 한번 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꼭 문명이 아니더라도 이런 모임이 자주 가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게임 내내 전심님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느라, 특유의 잠입 액션, 다시 말해 스멀스멀 따라가기 전술이 별로 빛을 보지 못했네요. 그래도 역시나 게임을 즐길 줄 아는 분들과의 모임이라, 허파와 배꼽 관리하기 힘들만큼 웃었습니다. 기회를 제공해주신 전심님과 함께해주신 에돌님, 로보님, 그리고 아내에게 감사드립니다.
전심님의 위트있는 후기 재미있게 잘 봤어요. 오랜만에 옛 전우(?)들과 만나 더 없이 즐겁고 행복했네요. ^^* 특히 수풀에돌님과는 신랑보다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바람에 독박썼어요. ㅜ.ㅜ 왜 제가 기부금을 포기할 때면 수풀에돌님도 같이 포기하시는지 그것도 항상 같은 금액으로...하지만 안면근육이 마비될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라지 않는 건 소중한 사람들 같아요.
전심님 플레이 후기를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니 참으로~ 좋습니다.
보드게임하고는 담 쌓으셨나보다 했는데... 드디어 귀환하셨군요.
그리고 낯익은 이름들이 많이 보여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해지네요.
- 로보, 사탕발림, 베켓 & 트윈크리스탈, 수풀에돌...
제가 그렇게도 해보고 싶어 몇번이나 전심님에게 졸라 보았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결국 해보지 못한 디마허를 돌리신 후기를 읽자니
약간 울~컥~하면서 또한 트윈크리스탈님의 강직함~이 느껴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심님 최고의 후기는 역시 Junta가 아닌가 싶지만
앞으로도 그에 버금가는 좋은 후기 많이~많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모두들 늘 건강하시고 자주 즐거운 보드게임 생활을 계속 하시길~
제목 : The Howling (1980)
감독 : 조 단테
출연 : 디 월래스-스톤, 패트릭 맥니, 데니스 듀건, 크리스토퍼 스톤, 벨린다 발라스키, 존 캐러딘 외
어릴 적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복사판이라 화질이 좋지도 않았지만 너무도 무섭게 봤기 때문인지, 워낙 유명한 장면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그냥 시커먼 늑대의 형상만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다시 접해 보면서 이제는 유명한 장면이라고 알고 있는 달빛 아래 정사 장면을 봤습니다. 아마 어릴 적에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히 기억했을텐데 말이에요.
이 영화에는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개리 브랜드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했지만, 수정이 많이 가해져서 원작과는 상당부분 달라졌다고 합니다. 잔인한 연쇄 살인마가 유명 여기자인 카렌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해오고, 그 만남의 장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연쇄 살인마는 경찰에 의해 사살되며, 카렌은 그 충격으로 기억 상실증에 걸립니다. 그 후유증 때문에 생활도,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자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습니다. 그 의사는 콜로니라는 작은 마을을 소개해 주고, 그곳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카렌은 괜찮아지는 듯 하지만, 마을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돕니다. 밤마다 늑대 울음소리가 들리고, 함께 콜로니에 왔던 남편도 이상해집니다.
마을 밖에서는 여기자의 동료가 연쇄 살인마의 인적 사항을 조사하다가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접근합니다. 카렌을 돕기 위해서 콜로니에 온 테리는 연쇄 살인마가 콜로니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연쇄 살인마 에디가 자신을 쫓아왔음을 깨닫습니다.
1980년 작품이지만, 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생각보다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구요. 저예산인 탓에 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부분도 보이던데, 늑대로 변하는 장면도 이 정도면 꽤 인상 깊지 않은가 싶더라구요. 영화 속에 담겨있는 조 단테의 유머를 제가 다 잡아낼 정도는 아니었기에, 영화를 보면서 미소를 짓기보다는 마음 졸인 경우가 더 컸습니다.
처음에는 늑대인간의 털조차도 보여주지 않고 조금씩 긴장감을 쌓아 놓다가 후반부에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 옛날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구성이 아닐까 하는데, 저는 이런 구성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이렇게 가끔씩 옛날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매력이네요.
제목 : Verflixxt! 제기랄! (2005)
제작사 : Ravensburger
디자이너 : Michael Kiesling, Wolfgang Kramer
게임시간 : 30 분
인원수 : 2 - 6 인
제목이 참 재미있습니다. 철자가 조금 이상하지만 verflucht라는 독일어 단어로, 영어로는 'damn'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주섬 주섬 알아본 것이라 틀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게 영문판으로는 'That's Life!'라고 나왔으니 표현이 조금 순화되어 나왔다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제목보다도 더 흥미롭게 본 것은 디자이너였습니다. 보드게임판에 조금 발담고 계신 분들은 익히 아실 두 콤비, 미하엘 키슬링과 볼프강 크라머는 꽤 굵직한 게임들을 디자인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안 어울린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워낙 게임이 간단해서 말이죠.
뱀처럼 쭉 늘어선 타일에는 점수가 그려져 있습니다. 녹색 타일에는 플러스 점수, 빨간색 타일은 감점이 적혀 있죠. 그리고 점수가 적혀 있지 않은 베이지색 타일이 있습니다. 타일의 일정 부분에는 원통 말이 일렬로 놓여 있습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주사위를 굴려서 자기 말을 움직입니다. 다음 차례가 오면 다시 주사위를 굴려서 새로운 말을 출발시키거나, 이미 출발한 말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떤 타일에 단 하나의 말만 있다면, 그 말이 떠난 타일을 가져옵니다. 이 타일에 적한 숫자가 자신의 점수가 됩니다. 만약 베이지색 타일을 가져오면 벌점 타일 한개를 플러스 점수로 가져옵니다. 이쯤 되면 서로가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 타일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원하는 타일을 가져오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건 다른 플레이어들이 타일을 쉽게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중립 말의 존재입니다. 원통인 중립말은 누구나 움직일 수 있습니다. 중립말이 혼자 있을 때에는 움직일 수 없지만, 플레이어의 말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중립말을 먼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중립말을 이용해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가 좋은 타일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이용할 수 있죠. 물론 이 중립말 때문에 타일을 먹으려면 몇차례나 주사위를 굴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처음엔 제법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더군요. 저같은 사람은 그냥 그저 그런 주사위 굴림 게임일 뿐입니다. 가볍게 할라치면 이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들도 많으니까요. 이 게임에 다른 확장게임이 있다고는 하는데, 그닥 궁금하지는 않더랍니다. 두 사람의 재능에 비해서는 너무나 평범한 게임이 아닐 수 없군요.
하지만, 이런 게임에 나름 재미있어 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아이들은 재미있어 할지 모르겠습니다.
Batman : The Long Halloween by Jeph Loeb, Tim Sale
이 책은 제가 본 배트맨 만화의 네번째 작품이네요. 재미있는 것은 제가 본 배트맨 만화들이 저마다 개성이 달랐다라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스토리 작가와 원화가들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그중 제프 로브는 'Hush'에 이어서 이 작품이 두번째이지만, 이 또한 원화가가 다르기 때문에 'Hush'와 또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조에 흑백의 교차가 강렬한 '누아르' 풍입니다.
거기에 이야기는 영화 '다크나이트'로 잘 알려진 악당 투페이스의 탄생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비극적 탄생의 과정은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 차이는 있지만, 그림의 분위기와 함께 그 비극이 더 증폭되고 있는 듯 합니다. 지켜야 할 선을 넘고 싶은 유혹을 수없이 받으면서 정의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만, 그것이 어느새 집착이 되고 조금씩 자신의 자아를 갉아먹습니다.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연쇄 살인범으로 인해서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전쟁을 치뤄야 하지만 가족은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결국에는 투페이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그 슬픔과 비극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스토리 작가라서 그런지, Hush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명의 악당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만, 포이즌 아이비가 예쁘게 그려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아직도 캣 우먼의 행동 동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지난 달에 서점에서 흥미로운 책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외튼 스쿨에서 최고 인기라고 하는 강의가 책으로 나왔는데요, 그 전에 하버드 대학의 인기 강의였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요즘엔 인기 강의가 책으로 나오는게 유행인 듯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듣기 실력이 조금 된다면, 아이튠즈에 올라와 있는 대학 강의들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유명하다고 하는 강의들이 책으로 나와주는 것도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은 '협상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큰 회사의 중요한 계약을 채결하는 것에서 부터 물건값을 깎는 것과 같은 일상 생활의 소소한 부분까지, 넒은 범위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협상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기존에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나와있는 협상법을 잘만 익힌다면 모든 부분에서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 싶더군요.
그럴만한 이유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방 입장을 잘 이해하는 자세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죠. 서로를 잘 이해한다면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고집하는 것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잘 교환한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이해'인가 봅니다. 언제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될까요? 좌우지간 비싼 강의를 책 한권 값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나는나다 2012/03/01 15: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논어라.......
훔 소설로써의 논어<소설이 맞나;;
그러니까 공자일대기와 역사서 같은건 보았어도 저건 못봤군요 저런거 하나 읽어봐야겠습니다 ㅎㅎ
요즘엔 인문 고전을 읽는게 대세인듯 하던데요.
꼭 대세를 따라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은 읽어봐야할 책 같아서 말이죠.
사탕발림 2012/03/13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저도 이 책 한권 샀군요. 주위 반응은 " 아니 니가 감히 어찌 이런책을?? " 의 반응이다 군요.... 췟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그냥 당연한 말처럼 들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