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아카데미 영화제를 보던 것을 제외하고는(그나마 보수적인 아카데미에 염증을 느낀 후로는 보지 않고 있다가) 다른 영화제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그것도 대한민국 영화 시상식을 말이다...

  올 여름 대종상 영화제도 그냥 지나갔지만, 뭐, 이번에 시상식을 본 것은 고아성이 나온다라는 것 하나 때문이었다. 마침 황정민과 류승범 뒷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얼굴이 자주 비춰졌던 것.

  개인적으로는 '괴물' 보다는 '왕의 남자'에 더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대종상과는 달리 여기서는 '괴물'에 손을 들어준 듯 하다. 나야 그 사람들의 심사 기준이라든지 뒤에 있는 뭐시기 뭐시기... 같은 것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도 이왕 시상식이라면 잘된 영화에게 상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상 나눠먹기라도 좋으니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힘들게 애써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어떤 영화가 받아도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은 추자현의 소감에 대한 느낌이 특별하다. "그렇게 힘들게 한 것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그리고는 그 유명한 황정민의 밥상 소감을 패러디(?)...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우리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라는 것을, 단순히 영화를 보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알아채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휴식이나 여가를 보내거나 좋아하는 배우를 만나기 위해 영화를 보러가며, 그들은 그러한 우리들에게 끊임 없이 많은 영화를 제공한다. 그것도 힘들게 말이지... 힘들게 일한 그들의 노고를 알아주지도 않고, 영화를 날로 줏어보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그들은 그 자리에서 묵묵히 영화를 만들고 있다. 사실, 눈에 드러나는 배우보다 그 뒤에 있는 staff들은 몇배로 더 많이 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한 것을 알기 때문에 관객인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표시는, 그나마 박수를 쳐주고 격려해주는 것, 그리고, 그나마 Ending Credit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정도? 거기에 비해서 내가 그들에게서 얻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내가 DVD를 좋아하는 이유는 깨끗한 영화 본편 보다도 Supplement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엔 내가 볼 수 없는 영화의 뒤에 있던 사람들과 그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보다도 그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했던 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제에서 많은 배우들이 시상식에 올라와 자신들의 영화를 홍보하는 것을 뭐라고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만큼 한두편의 거대한 영화 뿐만 아니라 그밖에 함께 고생한 다른 영화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알아줄 사람이 또 얼마나 될까...?

  더욱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살아가는 모습 > 단상&POV'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는 사람 문답  (21) 2007/01/11
그럼에도 불구하고  (0) 2006/12/31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보고...  (0) 2006/11/19
몇가지 생각들...  (0) 2006/10/12
[사진 2006.10.3] 구름  (0) 2006/10/04
갑자기...  (0) 2006/09/30
Posted by 전심

트랙백 주소 : http://whlheart.com/trackback/288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